3. 현실 재취업

정년은 65세가 된다는데, 왜 우리는 50세에 퇴직할까

다음장 2026. 6. 16. 20:03

 

최근 정년을 현행 60세에서 65세로 연장하는 논의가 다시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국민연금 수급 연령은 이미 65세까지 늦춰졌지만 법정 정년은 여전히 60세에 머물러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와 국회, 노동계가 정년 연장을 서두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퇴직은 60세에 하는데 연금은 65세부터 받는 구조에서는 최대 5년의 소득 공백이 발생합니다. 노동계가 이를 "생존의 문제"라고 표현하는 이유입니다.

 

실제로 올해 정년퇴직 대상인 1966년생은 연금을 받기까지 최대 3년의 공백을 겪게 됩니다. 1969년 이후 출생자는 최대 5년 가까운 공백을 감당해야 합니다.

 

이런 점에서 정년 연장은 분명 필요한 정책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 논의를 보면서 다른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년이 정말 60세였던 적이 있었을까요?

현실의 많은 직장인들에게 정년은 이미 50세 전후에 시작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명예퇴직, 희망퇴직, 구조조정, 조직개편, 계약종료.

이름은 다르지만 결과는 같습니다.

 

법정 정년은 60세인데 실제 노동시장에서 퇴장하는 시점은 훨씬 빠릅니다. 대기업도 예외가 아니고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은 더욱 그렇습니다. 조직은 젊어지고 싶어 하고, 인건비는 줄이고 싶어 합니다. 경험은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실제 채용 시장에서는 나이가 먼저 평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많은 50대들은 두 번의 은퇴를 경험합니다.

 

첫 번째 은퇴는 회사를 떠나는 순간입니다.

두 번째 은퇴는 국민연금을 받기 전까지 버텨야 하는 긴 공백기입니다.

 

문제는 이 두 번째 구간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과거에는 직장에서 퇴직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연금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퇴직과 연금 사이에 몇 년의 시간이 생겼고, 그 시간 동안 상당수는 재취업 시장으로 내몰립니다.

 

그런데 재취업 시장의 현실도 녹록지 않습니다.

기업은 경력을 원한다고 말하지만 실제 채용은 젊은 인력을 선호합니다. 경력직 채용도 특정 기술이나 전문성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많은 중장년층은 계약직, 단기 일자리, 자영업, 공공 일자리, 자격증 취득 등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합니다.

 

정년을 65세로 늘린다고 해서 이 문제가 자동으로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기업 입장에서는 인건비 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기업은 정년이 다가온 직원보다 더 젊은 연령대에서 구조조정을 시도할 수도 있습니다. 법정 정년은 늘어났지만 실제 퇴직 시기는 그대로인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진짜 중요한 질문은 이것입니다.

 

"몇 살까지 일할 것인가?"가 아니라

"50세 이후에도 계속 일할 수 있는 사회인가?"입니다.

 

정년 연장은 필요합니다.

국민연금 수급 연령과 정년 사이의 불합리한 간격도 줄여야 합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중장년 재취업 시장을 확대해야 합니다.

경력 전환 교육이 실제 일자리와 연결되어야 합니다.

 

기업은 중장년 인력을 비용이 아닌 자산으로 바라봐야 합니다.

그리고 개인 역시 한 직장에서 평생을 보내는 시대가 끝났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두 번째 직업과 새로운 전문성을 준비해야 합니다.

정년 65세 시대가 오더라도 은퇴는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그 모습이 달라질 뿐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가 고민해야 할 것은 정년의 숫자가 아닙니다.

50세 이후에도 사람의 경험과 능력이 계속 활용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일입니다.

정년 연장은 출발점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진짜 해답은 나이 때문에 밀려나지 않는 사회, 그리고 누구나 인생의 두 번째 장을 준비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데 있습니다.